조진웅의 후속작이 궁금해
조진웅의 스크린 복귀작 <사라진 시간>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안방극장'으로 떠났다. 33년 차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으로 관심을 받았던 <사라진 시간>은 난해한 스토리와 이해하기 힘든 결말로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고, 18만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들과 멀어져 갔다.
조진웅은 <사라진 시간>에 노개런티로 출연해 정진영 감독을 지원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시골 마을에 벌어진 의문의 화재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온 형사 형구 역을 맡았다. 형구는 화재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하루아침에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일을 겪고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정진영 감독은 영화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
영화 속 자신이 생각하는 나는 '형사 형구'이고, 남이 생각하는 형구는 '교사 형구'였다. 형구는 자신의 상황을 수긍하고 체념하며, 그렇게 계속 살아가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였지만 조진웅은 형구 내면의 갈등과 심리 변화 등을 탁월하게 연기하며 '역시 조진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조진웅은 이제 어떤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개봉하지 않은 조진웅의 작품은 현재 <경관의 피>와 <대외비: 권력의 탄생> 두 작품이다.
먼저 <경관의 피>(가제)는 서로 다른 방식의 사명감을 가진 두 경찰이 한 팀을 이루어 경찰 조직을 뒤흔들 사건을 만나게 되는 범죄 드라마다.
이 작품은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경찰 미스터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소설로,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해 영화화했다. 소설은 [경관의 피]를 비롯해 [경관의 피상], [경관의 피하] 등의 시리즈로 이어진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개구리 실종사건이라는 실화를 다룬 영화 <아이들...>을 연출한 이규만 감독의 신작으로,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에 입성한 배우 최우식과 박명훈, 권율, 이성우 등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든 촬영을 마치고, 올해 내 목표로 개봉을 준비 중이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상황은 확실치 않다.
다음은 <대외비: 권력의 탄생>다. 이 작품은 돈, 권력, 명예, 각자의 욕망을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는 세 남자의 배신과 음모를 그린 영화로, <대장 김창수>와 <악인전> 등으로 호흡을 맞춘 이원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로써 조진웅은 이원태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조진웅은 극 중 대단한 빽도 족보도 없지만, 뚝심 하나로 20년을 버티며 국회의원이 도전하는 전해웅 역을 연기한다. 인생 마지막 각오로 국회의원 총선에 베팅을 건 열정 넘치는 모습부터 권력에 대한 욕심이 커질수록 흔들리는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작품에는 이성민과 김무열 등이 함께 출연하는데, 이성민과는 <공작> 이후 또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성민은 모든 판을 뒤흔들며 베일에 감춰진 권력의 실세 권순태를 연기한다.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진정한 권력을 지닌 캐릭터다.
조진웅은 <대외비: 권력의 탄생> 첫 촬영을 진행하면서 "함께 했었던 감독님, 제작진 분들과 다시 작업을 하게 되어 기쁘고 반갑다. 또 여러 작품들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이성민 선배님과 다시 만나 뵙게 돼 영광이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난 김무열 배우와의 호흡도 기대된다. 시나리오가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시작부터 힘이 난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진웅은 감독으로 데뷔한 단편영화 마지막 작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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