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넷>이 개봉 전 관객을 만났다. 코로나 19 전파 우려로 50인 이상이 모이는 시사회가 금지되면서 언론시사회를 진행하지 않았고, 그 어떤 평가도 없이 백지상태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테넷>의 정식 개봉은 8월 26일이지만 개봉 전 주말, 프리미엄 상영회라는 타이틀로 영화가 상영됐다.
<테넷>이 공개된 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우스갯소리로 "석박사 이상 관람가"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놀란 감독의 영리한 N차 관람 유도"라는 말도 나왔다. 사실 예상했던 반응이다. <테넷> 언론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테넷>은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간을 거스르는 인버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에서 동시에 협공하는 미래 세력을 맞서 시간을 이용하는 작전을 펼친다. 몹시 간단한 스토리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론들이 등장한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순행하는 시간과 역행하는 시간이 얽히는 전개가 이어지고, 모든 장면이 연결된다. 이는 단 한 장면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이유다. 놀란 감독 스스로도 "내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야심찬 영화"라고 자부한 작품을, 20년 동안 아이디어를 개발해나갔고, 시나리오는 6년에 걸쳐 썼다고 알려졌다.
언론시사회를 진행하지 않은 탓에 리뷰가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다. 대부분이 칭찬을 하면서도 어렵다는 평이다. '경향신문'은 다음과 같이 화려한 비주얼을 칭찬하고, 스토리에 대한 난해함을 언급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눈과 귀'는 감탄을 하고 있는데 '머리'는 이야기를 따라잡지 못하는 신기한 상황이 펼쳐진다. 일단 영화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극 중에 나오는 '인버전'뿐만 아니라 '엔트로피' '타임 패러독스' 등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데일리안'은 일반 관객들도 언급한 N차 관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불친절한 <테넷>, N차 관람의 미끼를 던지다"라는 타이틀로 영화 속 작전의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대사인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느껴라"를 인용했다.
"이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서 관객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영화를 봐야 할지를 선택해야 하고, 이는 여러 부류를 나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저 대사대로 이해하지 알고 그냥 느끼는 관객, 굳이 이해하려 노력하는 관객,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N차 관람을 위해 영화를 분해하는 관객 등으로 말이다."
'스포티비뉴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팬의 관점에서 리뷰했다. "장면마다 놓쳐선 안될 단서가 담겨있고, '인버전'이란 낯선 개념이 세계관은 물론 플롯마저 관통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며, 플롯 생략도 상당하다"면서도 놀란 감독의 팬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해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아이맥스 관람을 추천했다.
"까다로운 설정이나 그 법칙이나 표현이 단순하고 이야기도 점층적이라 점점 몰입감이 커진다. 까다로운 설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않더라도 꽉 짜인 이야기가 바탕인 놀라운 볼거리는 즐길 이유는 충분하다. 우주와 물리학에 대한 관심을 폭발시켰던 <인터스텔라>처럼 <테넷> 역시 시간여행과 물리법칙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대놓고 자극하며, 이야기의 틈새를 메우고픈 욕망도 마찬가지다. 정식 개봉 이후엔 수많은 해석과 추론이 줄을 이을 것 같다."
'매일경제'는 4DX를 리뷰했다. 액션에 대한 기대도 높았던 만큼 4DX 효과가 몰입을 높인다는 것. <테넷>에서 인상적인 장면으로 보잉 747 비행기와 격납고 폭발 장면을 꼽았다.
"보잉 747 비행기와 격납고 폭발 장면에서는 4DX의 정교한 진동 효과가 발휘돼 현장에 있는 듯한 강렬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외 카체이싱, 선박 액션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액션이 4DX의 라이딩, 안개, 바람, 열풍 등의 효과와 만나 시너지를 일으켰다. 총알이 다시 총구로 들어가거나 전복된 차량이 시간을 거슬러 다시 도로를 달리는 등 인버전이 발생할 때마다 작동하는 시그니처 진동 효과와 모션 체어의 진가가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여러 평가가 공존하긴 하지만 <터넷>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오전에 관람하고 오후에 한번 더 관람했다는 반응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낯설지 않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인터스텔라> 개봉 당시에도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어 N차 관람을 한 관객들이 상당했다.
과연 놀란 감독이 <테넷> 역시 관객들의 지적허영심을 자극해 흥행에 성공할지, 코로나 19 발생현황이라는 변수가 영화 흥행에 어떤 작용을 할지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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