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아있다>는 유아인이 연기한 준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듯 하지만 진짜 메시지를 품은 캐릭터는 유빈인지도 모른다. 알수 없는 이유로 시작된 재난 속에서 홀로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
<#살아있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람들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전대미문의 재난 속 와이파이도 데이터도 문자 메시지도 모두 끊긴 채 아파트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신혜는 생존자 유빈으로 등장한다.
유빈은 영문도 알 수 없는 재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침착하게 준비하고 대담하게 맞서는 인물이다. 혼자 아파트에 고립돼 주변을 살피던 또 다른 생존자 준우(유아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준우가 다소 감정적으로 현실에 맞선다면, 유빈은 현실적으로 대응한다. 등반을 할 정도로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녔고, 직접 덫을 설치해 좀비에 맞설 만큼 강인한 정신력을 가졌다.
박신혜는 유빈에 대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넘어지면 넘어지는 대로 순응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신이 연기했던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와는 달랐다.
박신혜는 지금까지 당차고 강인한 여성을 연기해왔다. 외적으로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유빈은 영화 속에서 큰 감정 동요가 없다. 웃음기 없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그저 생존 본능만 남은 인물이다.
유빈의 얼굴에 표정이 점차 살아나는 지점은 준우를 직접 만난 뒤부터다. 유빈과 준우는 마주 본 아파트에 살며 휴대전화나 무전기로 소통을 하지만, 결국 살아남기 위해 만남을 결정한다. 좀비가 우글거리는 아파트 단지로 내려온 후 두 사람은 서로의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외로움에 가려졌던 얼굴이 그제야 감정을 입는다.
박신혜 역시 유빈이 준우를 만나고 점차 변화하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넘어지면 넘어지는 대로 순응하는 캐릭터지만 준우를 만나고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살아있다>는 좀비물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사실 사람과의 소통을 담은 작품이다. 전화도 문자 메시지도 데이터도 와이파이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간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들이 창궐한 세상에 홀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유빈이 영화 말미에 했던 결정과 결정적으로 희망을 품는 모습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로 인해 유빈 역시 단시간에 많은 변화를 보인다. 혼자 있기를 좋아했던 유빈이 진짜 혼자가 됐을 때 변하는 모습을 보통 우리의 모습이라 더욱 큰 공감을 자아낸다.
당신은 <#살아있다> 속 유빈의 상황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죽음을 불사하고 또 다른 생존자를 만나러 갈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홀로 살아 남는 것을 선택할 것인지. 후자를 선택했다면, 영화가 끝난 뒤 생각이 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iuzzib@daum.net (오타 및 기사 제보)
※저작권자 ⓒ무비부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살아있다> 유아인이 꼽은 좀비 영화 BEST3 (0) | 2020.06.23 |
---|---|
정진영 감독 <사라진 시간>의 오해와 진실 (0) | 2020.06.19 |
[영화 리뷰] <결백> 엄마와 딸, 그리고 가족 이야기 (0) | 2020.06.12 |
<결백>은 왜 하필 대천의 장례식장일까 (0) | 2020.06.05 |
[영화 리뷰] 도대체 왜! <침입자>의 답답한 속내 (0) | 2020.06.03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