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지효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작품이 등장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이번엔 또 다르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속 멍지효를 생각한다면 <침입자>는 제목처럼 송지효에게 침입한 '침입자'에 가깝다.
대중들에 가장 친숙한 이미지는 [런닝맨]의 멍지효다. 하지만 그의 스크린 데뷔는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2003년 <여고괴담 3-여우계단>이다.
이 작품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여우계단을 소재로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를 공포스럽게 담아냈다. 신인 등용문이라 불리는 <여고괴담> 시리즈의 3편이다. 송지효가 연기한 진성은 타고난 재능을 지닌 무용반 단짝 소희(박한별)에 밀린 만년 2등인 인물이다.
스크린 데뷔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송지효를 다시 한 번 알린 작품은 드라마 [궁]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송지효를 비롯해 주지훈, 윤은혜, 김정훈 등이 출연했다. 당시 송지효는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송지효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연이어 사극 [주몽]에 출연했으며, 섹시 코미디의 대명서 <섹즉시공 시즌2>, 당시 파격적인 금기의 사랑을 다룬 <쌍화점>에 출연하며 필모를 쌓았다. 그후 [런닝맨]과 송지효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에도 송지효의 활동은 쉬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미지적 한계를 느끼는 배우도 많았지만, 송지효는 달랐다. 따뜻한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느와르 <신세계>,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다양한 활동을 펼친 송지효지만 <침입자>는 또 다른 낯선 송지효의 얼굴을 볼 수 있다. 17년만에 도전한 스릴러(혹은 공포) 장르라지만 <여고괴담 3>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 극 중 캐릭터도, 영화 톤도 모두가 그렇다.
<침입자> 속 송지효는 그 누구보다 착한 딸이자 동생, 고모의 얼굴을 하다가도 순식간에 독기 서린 눈을 뜬다. 순간 의뭉스러운 얼굴을 하다가도 또 금새 말간 표정으로 웃어보인다.
송지효는 <침입자> 출연을 결정함에 있어 배우로서 갖고 있던 기존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기존 이미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탐이 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와 캐릭터가 가진 분위기가 탐이 났다는 설명이다.
배우들이 '이번에는 이미지 변신을 하겠다'고 생각한다 한들, 그 기회에 누구에게나 찾아오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송지효는 연기 인생에 변화를 맞았다. <침입자>는 송지효 필모를 또 한번 뒤집을, 필모에 침입한 작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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